출처 - 픽사베이
세줄 요약
봄이에요. 햇빛은 길 위에 나비처럼 사뿐히 내려앉고, 꽃들이 망울을 폭죽처럼 터뜨리기 시작했어요. 가슴을 활짝 열고, 한결 더 뭉근해진 공기를 들이마셔 봤어요. 포근한 공기에 산뜻한 꽃내음이 어우러져서 그야말로 향기가 아름다워요. 봄에만 맡을 수 있는 공기의 내음이죠. 계절에도 그만이 가진 특유의 향기가 있는 거 같아요. 색으로 표현하자면 파스텔을 닮았다고 할까요? 이런 날엔, 문득 커피가 마시고 싶어져요. 조금 더 특별한, 새로운 커피를요. 마침, 새롭게 문을 연 카페에 있어서 들렀어요. 여기선 ‘스페셜티’ 원두로 커피를 내린다고 해요. ‘스페셜티’라고 하니까, 무언가 더 특별한 것만 같은데요. 솔직히 정확하게는 잘 모르거든요. 그래서 찾아봤어요. 알고 마시면, 더 맛있을 테니까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라는 말은요. 1974년 Tea & Coffee Trade 저널에서 Erna Knutsen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고 해요. 특수 미생물에 의해 발효된 커피 원두가 독특한 향미를 만들어 냈는데요. 이 원두로 추출되는 향기에 관해 설명하기 위해서 스페셜티 커피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거예요. 이후 1982년 전미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를 통해서 ‘생산지의 지형적 특성이 녹아든 독특하고 특별한 향미를 지닌 커피’라는 개념으로 정의됐어요. 한마디로, 다른 커피에서 느낄 수 없었던 맛과 향을 가진 커피라고 할 수 있죠.
있어요. 스페셜티 커피 협회 (Specialty Coffee Association)에서 정한 스페셜티 기준에 따라 커피를 평가하는데요. SCA는 커피 맛을 감별하고 등급화하는 채점 방식인 커피 시음을 통해 커피의 후미, 산미, 바디, 균형감, 균일성, 단맛 등의 항목을 평가해요. 각 항목은 0~10점 사이의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요. 총합이 80점 이상이 될 때만 ‘스페셜티 커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해요.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요. 스페셜티 커피는 고품질 생산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생산량 자체가 일반 커피에 비해서 아주 적어요. 또, 직접 손으로 직접 생두를 수확하고 좋은 것만 골라낸다고 해요. 그리고는 생두의 개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정성을 들여 로스팅 하는 과정을 거치구요.
또, 스페셜티 커피는 재배 환경의 차이에 따라 그 맛도 달라져요. 그래서 어느 지역의 어떤 농장주가 어떤 품종을 얼마나 높은 고도에서 재배했는지, 토질은 어떤지까지 상세히 기록해 판매한대요. 거기다 일부의 경우에는 ‘마이크로 랏’ 재배 방식을 사용하는데요. ‘마이크로 랏 원두’는 아주 작은 농장에서 특별히 관리하며 극소량만 한정적으로 생산하는 원두를 뜻해요. 귀하게 자란 만큼 그 맛과 향도 더 뛰어나죠. 이렇게 꼼꼼하고 세심한 과정을 거치니까, 값이 더 비쌀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한마디로, 여러 가지 맛과 향이 균형감 있게 어우러졌다고 할 수 있어요. 카페에 가면 여기선 어떤 원두를 쓰는지 궁금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대부분이 과일 맛이나 초콜릿 맛이 난다고 설명해 주곤 해요. 이럴 때 참 고민되죠. 어떤 원두가 더 좋을지 쉽게 고를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스페셜티 원두는 이런 고민까지 사라지게 해줘요. 스페셜티 커피 한 잔에는요. 이 두 가지 맛이 모두 조화롭게 담겨 있거든요. 단 한 모금으로, 초콜릿 같은 깊고 씁쓸한 맛과 과일의 상큼함을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죠. 향도 마찬가지예요. 신선한 생화의 향기와 캐러맬의 고소함이 만나, 코끝을 살살 간지럽힐 거예요. 단 한 모금에 허전했던 마음이 그득해지는 마법 같은 경험, 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1. 대자연의 숨결을 느끼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에티오피아는 자연 그대로의 생명력이 살아 숨 쉬는 곳이에요.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야생의 터전 위에서 순박한 이들의 땀방울로 예가체프가 태어나죠. 그 덕분에 커피나무는 그 어떤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온전히 에티오피아만의 깨끗한 비와 이슬을 맞으며 자라요. 이렇듯 비옥한 대지 위에서 태양의 열기를 한껏 머금은 커피 열매는 그 이름처럼 신비로운 맛과 향을 지녔어요. 산 정상에서 바위틈으로 흘러내리는 시원한 물 한 모금을 마시는 것처럼 극강의 청량함과 상큼함을 느낄 수 있죠. 당신의 일상에 진정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가 정답일 거예요.
2. 콜롬비아 수프리모
세계의 지붕, 안데스산맥이 가로지르는 콜롬비아. 높이만 무려 4~5천m에 달하죠. 그래서 콜롬비아의 안데스산맥은 독특한 기후를 갖고 있어요. 온대와 아열대, 그리고 우리나라의 봄처럼 온화한 기후가 모두 나타나요. 가히 신의 축복이라 할 수 있죠. 그중에서도 수프리모는 산맥의 고지대에서 자라나요. 이 고지대의 깨끗한 물과 비옥한 토양을 그대로 흡수해 열매를 맺죠. 수확하는 방법도 남달라요. 안데스산맥의 고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트럭 대신 당나귀로 커피 원두를 운반하거든요. 물론, 커피 열매도 하나씩 손으로 수확하구요. 커피는 원두 크기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데요. 제일 크기가 큰 원두가 바로, 수프리모예요. 산맥이 키워 낸 커피의 정점이라 할 수 있죠. 그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고지대 산맥의 산뜻한 흙 향과 달콤한 꽃향기가 맡고 싶다면 수프리모를 선택하세요.
3. 케냐 AA
아프리카의 최대 커피 생산국, 케냐. 화산 활동이 만들어 낸 토양과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고산지대가 케냐 원두를 키워 내죠. 특히나 이 화산 토양에는 미네랄이 가득 들어 있어서 원두의 맛에도 큰 영향을 줘요. 다른 곳의 원두보다 더 깊고 그윽한 향미를 내죠. 마치 잘 익은 과일을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달콤함과 상큼함이 혀 끝에 맴돌 거에요. 케냐 원두 뒤에는 알파벳을 붙여서 그 등급을 분류하는데요. A>B>C 순서로 높은 등급이에요. 때문에 케냐 AA는 가장 맛과 향이 뛰어난 원두라 할 수 있죠. 케냐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케냐 AA를 지금 경험해 보세요.
4. 과테말라 안티구아
과테말라 안티구아에는 이런 말이 있대요. “엄마 젖을 떼면서부터 커피를 마신다"고요. 그만큼 이곳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남다르죠. 때문에 이곳 사람들은 원두 하나에도 큰 정성을 쏟아요. 최고 등급의 스페셜티 원두는 주로 아라비카인데요. 아라비카는 기후에 극도로 민감해요. 그리고 병충해에 약하죠. 때문에 청정한 고산지대에서도 더 깨끗한 곳을 찾아 커피 농사를 지어요. 아무리 높고 험하다고 해도 더 좋은 품질의 커피를 탄생시키기 위해 그들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요.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과테말라 안티구아. 씁쓸한 초콜릿과 단 캐러멜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당신의 입과 코를 사로잡을 게 분명해요.
5.코스타리카 타라주
코스타리카는 중앙아메리카 커피의 천국으로 불려요. 커피가 자라기에 알맞은 기후와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토양, 신선한 공기가 코스타리카 타라주 원두를 지상 최고의 커피로 키워 내죠. 그 때문에 이런 이야기도 있대요. “사람은 죽어서 천국에 가길 원하고, 커피 애호가는 죽어서 코스타리카에 가길 원한다.” 구요. 그 정도로 코스타리카의 커피는 매력이 분명해요. 깔끔하고 잘 정돈된 맛이 참 근사하죠. 천국의 커피를 맛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코스타리카 타라 주 원두로 결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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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커피. 단순히 기호 식품을 넘어, 이제는 하나의 ‘문화’라고 불릴 만큼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는데요. 고품질 커피 한 잔으로 당신의 하루를 영화처럼, 더 특별하게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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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인의 커피 한잔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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