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 들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주로 집돌이, 집순이처럼 여유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에요. 사실 저도 그렇거든요. 집에서 맛있는 요리를 해 먹거나, OTT로 영화를 보는 걸 좋아하는데요. 지난 주말에는 ‘블랙스완’을 봤어요. 블랙스완이 아주 위험하고 위태로운 존재로 나오더라구요. 모두를 절망과 궁지로 몰아가는 블랙스완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까, 온몸에 소름이 막 돋는 거 같았어요. 그리고 생각했죠. ‘만약, 현실에서 블랙스완을 만나게 된다면 그 절망의 늪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을까?’ 하구요.
보통 ‘스완(Swan)’이라고 하면, 당연히 백조를 떠올리게 되잖아요. 우아한 자태로 호수에서 노니는 백조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한편의 예술 작품이 되곤 해요. 발레 ‘백조의 호수’나 ‘백조’를 그린 그림, 사진들은 꾸준히 사람들에게 사랑 받아왔죠. 백조가 가진 희고 깨끗한 이미지와 화려한 생김새가 사람들의 마음 까지 매료시켰던 거예요. 그런데 어느 날, 호주에서 검은색 백조가 나타나요. 사람들은 혼비백산했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검은색 백조의 등장. 사람들은 놀람을 넘어, 무언가 불길한 징조로 여기기까지 했대요.
이때부터 블랙스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를 뜻하는 단어가 됐어요. 그러다가 2007년 금융 전문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하며 ‘블랙스완’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죠. 그래서 블랙스완은 발생 가능성은 아주 낮지만, 만약 생길 경우에는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가 있는 상황을 뜻해요. 마치 현실에서 검은 백조가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는 것처럼요.
예를 들어, 갑자기 우리에게 나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공황과 공포 속으로 내몰았죠. 이들이 바로 대표적인 ‘블랙스완’ 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있어요. 선명히 대비되는 화이트와 블랙처럼, 이들도 반대의 성향을 가져요. ‘화이트 스완’은요.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위기지만,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않는 걸 뜻하거든요. 미국 뉴욕대 루비니 교수가 자신의 책 《위기 경제학(Crisis economics)》에서 ‘화이트 스완’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했어요.
예를 들어, 금융 침체나 경제 불황이 여기에 속하죠. 이들은 과거에 꾸준히 되풀이되었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고, 대비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한마디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인데요. 때문에 우리는 오늘도 늘 경제가 어렵다는 소리를 하거나 들으며 살고 있는 거 아닐까요?
맞아요. 검은색에 흰색을 섞으면 회색이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그레이 스완’이라는 용어도 있어요. 화이트 스완처럼 예상할 수 있는 위기지만, 해결책이 마땅히 없는 거예요. 그래서 블랙스완처럼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죠.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의 자산 가격이 떨어져서 결국, 은행 같은 금융기관들이 큰 손해를 입게 되는 거죠.
출처 - 픽사베이
그레이 스완에는요. 국제 유가 급등, 테러 등이 있어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도무지 없기 때문에 늘 불안을 안고 살아야 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꾸준히 대비책을 마련해 나가는 수밖에 없어요.
저도 요즘 들어 정말 많이 들었던 단어예요. 그린 스완. 녹색 백조라는 뜻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녹색’은 ‘환경’을 뜻하잖아요? 말 그대로, 환경 오염으로 인한 기후의 이상 변화로 큰 재난이나 위기가 온다는 거예요.
흔히 환경은 경제와 별 연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이상 기후가 계속되면 자연재해가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면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구요. 결국, 농산물 가격은 상승하게 되죠. 그렇게 되면, 소비자의 생활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연관 금융상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요즘,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는 뉴스 많이 볼 수 있죠? 그래서 해안가 근처 지역이 침수될 수도 있다고 하구요. 그러면 그 지역의 부동산 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이 커요. 또,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 기존 화석 연료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요. 환경을 보호하려는 사람들이 시위를 열거나 소송을 할 수도 있구요. 그러면 이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게 되겠죠. 실제로, 철강을 생산하는 모 기업은 석탄을 태워서 철광석을 만드는 ‘고로 생산’ 방식 때문에 청소년 10명에게 ‘기후소송’을 당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이재민이 늘거나 공장이 침수된 경우라면, 보험회사가 배상해야 할 보험액도 큰 폭으로 증가해요. 그러면 보험회사의 금융 안정성도 흔들리게 되죠. 때문에, 보험회사들은 이에 대비해서 ‘기후 시나리오를 분석’하거나 기후 변화 영향을 고려해서 ‘재무 건전성 평가’를 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네, 바로 ‘네온 스완’이예요. 네온 싸인이 번쩍거리면서 빛을 내잖아요? 그런 것처럼 '빛을 내는 백조'라는 의미예요. 빛을 내는 백조는 아직 발견된 적도 없고 아마 발견할 수도 없겠지만, 블랙스완이 갑자기 나타났듯이 또 모른다는 거죠. 그래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일어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는 걸 뜻해요. 이를테면, 코로나 변이로 인한 재유행이나 전쟁의 심화로 인해 핵전쟁이 일어나는 것, 미국의 붕괴 등이 있죠.
용어 | 의미 | 발생 가능성 | 충격/파급력 | 예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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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 | 예상할 수 없고, 발생 시 큰 충격을 주는 사건 | 매우 낮음 | 매우 큼 |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
화이트 스완 | 예측 가능하지만 대비가 미흡해 발생하는 위기 | 높음 | 중간 | 경기 침체, 경제 불황 |
그레이 스완 | 예상 가능하지만 해결책이 마땅치 않은 위기 | 중간 | 큼 | 국제 유가 급등, 테러, 금융시장 불안정 |
그린 스완 |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경제 위기 | 중간~높음 | 큼 |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탄소 규제 강화로 인한 산업 변화 |
네온 스완 |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발생 시 극심한 피해를 초래하는 위기 | 극히 낮음 | 매우 큼 | 핵전쟁, 미국 붕괴, 코로나 변이로 인한 초대형 팬데믹 |
지금까지 백조의 색깔로 경제 위기의 성격을 알아봤는데요. 사실 가장 중요한 건요. 애써 백조의 색깔로 경제 위기의 성격을 구분하고 파악하는 것 보다, 건강하고 건전한 경제 사회가 되도록 평소에 내실을 잘 다지는 일 아닐까요? 모쪼록 흔들림 없이 편안한 경제 사회가 되기를 바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