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족은 가라! 요노족이 왔다!



출처 - 픽사베이



혹시 ‘욜로’를 아시나요? 아마 광고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이 들으셨을 텐데요. Your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따서, YOLO라고 불러요. 말 그대로, ‘인생은 한 번 뿐’이라며 자신이 원하는 데 아끼지 않고 돈을 쓰는 걸 말해요. 이런 사람들을 ‘욜로족’이라고 불렀구요. 저도 잠깐이지만 욜로족이던 때가 있었어요. 나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그런데 요즘 경제가 참 어렵잖아요?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월급은 그대로니까 생활이 빠듯하더라구요. 이제 더 이상 욜로족으로 못 살겠다 싶었죠. 그래서 이제부터 허리를 꽉 졸라매고 살아볼까, 생각 중이에요. 그런데 요즘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거 있죠? 알고 보니까, 그 사람들을 요노족이라고 부른데요.


요노족이 뭐예요?


‘요노’는요. ‘욜로’처럼 영어 문장의 앞 글자를 딴 거예요. ‘You Only Need One’의 앞 글자를 하나씩 따서 붙이면, YONO가 되잖아요. 문장 그대로 ‘필요한 것은 하나뿐’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만 사고,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는 걸 말하는데요. 이런 사람들을 요노족이라고 불러요. 우리식대로 표현하면, ‘짠순이’나 ‘짠돌이’쯤 되겠네요.


왜 갑자기 ‘욜로’에서 ‘요노’로 바뀐 거예요?


슬프지만, ‘살기 위해서’예요. 요즘을 3고(高) 시대라고 부르잖아요. 그 정도로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때문에 힘든 분들이 많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예전처럼 나를 위해 마음껏 돈 쓰는 게 힘들어진 거죠.


실제로, 체크카드를 발급하는 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늘었다고 해요. 분기별로 계속 상승하는 중이구요. 사실, 저도 체크카드를 쓰는데요. 신용카드에 비해서 돈 관리하는 게 더 편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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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가 가진 돈 안에서 빠져나가는 거니까 카드값 폭탄 맞을 걱정 없죠. 그리고 쓰는 즉시 내가 가진 돈에서 빠져나가니까 돈이 얼마나 남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편해요. 그리고 이건 꿀팁인데요. 세금도 줄일 수 있어요. 체크카드는 3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거든요. 신용카드는 15%니까, 두 배나 혜택을 볼 수 있는 거죠.


게다가 커피를 소비하는 장소도 바뀌었데요. 20·30대의 경우에, 2024년 고가 커피 소비가 2023년 상반기보다 13% 줄었고, 대신 저가 커피 소비는 12% 늘어났데요. 이전에는 카페가 가진 이미지와 분위기를 중요시했다면, 이제는 가격에 방점을 찍기 시작한 건데요. 젊은 세대에서 요노족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단순히 아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소비 형태도 생겨나고 있다면서요?


맞아요. 이전 욜로족들은 ‘플렉스’라며, ‘통 큰 소비’의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 반대인 요노족은 또 다른 소비를 통해, ‘듀프 소비’, ‘저소비 코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듀프(Dupe) 는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의 약자예요. ‘복제’란 뜻을 갖고 있죠. 혹시 ‘월킨백’을 아시나요? 미국에서 얼마 전에 큰 화제가 되었던 핸드백인데요. ‘월마트’에서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버킨백’과 거의 비슷한 모양의 핸드백을 출시한 거예요. 거의 같은 디자인이지만, 가격은 그에 비해 엄청 낮았죠. 품절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대요.


우리나라는 없냐구요? 당연히 있죠. 명품 브랜드의 색조 제품과 발색력과 색상이 거의 비슷한 듀프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요. 구할 수 없을 정도인데요. 사실, 저도 구하려다가 실패했어요. 국경을 넘어, MZ 세대에게 듀프 소비가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된 걸 알 수 있죠.


또 하나는 ‘저소비 코어’예요. 저소비 코어는 저소비(Underconsumption)와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인데요. 원래 ‘~코어’라고 해서, 주로 패션을 가리킬 때 썼거든요. 이게 저소비와 만나면서, 하나의 방식이 된 거에요. ‘저소비’ 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과소비’의 반대 개념이죠.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거나, 하나의 물건을 오래 쓰자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엔 독특한 배경이 깔려 있어요. SNS를 보면 인플루언서들이 수많은 제품을 광고 하잖아요? 사람들이 그에 대해 서서히 반감을 갖게 된 거예요. 한마디로, 이제 유명인들의 광고에 쉽게 안 속는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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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한마디


요노족들이 점점 늘어나는 배경에는 단지 경제적인 문제만 있는 게 아니라는 분석도 있어요. 요노족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MZ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물건을 오래 써서 ‘환경을 보호’하려는 의식도 있다는 거죠. 또, 미니멀리즘이 생활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불필요한 물건을 가급적 사지 않으려 한다는 거예요.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아나바다’ 운동을 기억하시나요?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자’의 줄임말인데요. 외환위기 직후에, 경제 상황이 심각한 상태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온 국민이 한마음 한 뜻으로 실천했었죠. 지금은 예능에서 철 지난 유행어쯤으로 들리는 ‘아나바다’의 정신이 2025년에 다시 ‘요노’로 태어난 건 아닐까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전 요노족이예요!
  2. 그래도 아직은 욜로족으로 사는 게 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