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이제는 카페가 아닌 금융기업이다?



출처 - 통로이미지



누군가와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은 날이 있죠. 그럴 때, 설레는 마음으로 검색창에 ‘카페’라는 단어를 쳐봐요. 우르르, 수도 없이 쏟아지는 카페들. 그런데 막상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하기에 적절한 곳인지는 의문이 들곤 해요. 커피 맛이 좋고, 분위기가 아늑하며, 눈치 보지 않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거든요. 한참을 찾다가 우리는 결국 ‘이곳’으로 향하게 되죠. 바로, ‘스타벅스’인데요. 실제로 한 조사기관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카페’를 조사했는데, 1위가 스타벅스였다고 해요. 그런데 이제 이렇게 바뀔지도 모르겠어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은행’으로요. 카페인 스타벅스가 은행이 되다니, 무슨 말이냐고요? 그래서 이제부터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놀라운 ‘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스타벅스, 저축은행보다 돈이 많아요.


스타벅스에 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듣거나 봤을 거예요. 주문대 근처에서 빛나고 있는 ‘카드’를요. 그 카드는 적립 카드가 아니에요. 선불 충전 카드죠. 미리 돈을 내고 카드에 충전해서 나중에 쓰는 거예요. 굳이 선불 충전을 누가 하나 싶겠지만,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해요. 스타벅스의 선불 충전금 잔액 규모는 2024년 2분기 말 기준 무려 3638억 원이나 되거든요.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감이 안 잡히실 수 있어요. 우리가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축은행’ 아시죠? 그 저축은행도 자산 규모가 3천억 원을 넘지 못하는 곳이 전국에 17곳이나 돼요. ‘은행’이라는 이름으로 영업 중인 곳보다, ‘카페’인 스타벅스가 돈이 더 많은 거예요.



🏦 그렇다면, 그 비결이 대체 뭘까요?


스타벅스 카드 / 출처 - 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가 이처럼 엄청난 선수금을 적립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뭘까요? 전문가들은 그 비결로 ‘사이렌 오더’를 꼽아요. ‘사이렌 오더’는 매장 방문 전에 스타벅스 앱으로 미리 주문하는 방식을 말해요. 주문 후에 매장을 방문하면 기다리지 않고 음료를 바로 찾을 수 있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주문은 5억 건을 돌파했고, 전체 주문 중 사이렌오더 주문 비율이 약 35% 정도 라고 해요.


이 ‘사이렌 오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타벅스 앱을 필수로 내려받아야 하는데요. 이 앱에서 주문과 결제가 동시에 이루어져요. 그래서 스타벅스는 디지털 결제 기업인 ‘카카오 페이’나 ‘네이버 페이’와 비교되기도 해요.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하나의 ‘핀테크 기업’(금융과 기술을 융합한 기업) 이라는 거죠. 이 스타벅스 앱을 내려받은 사람은 500만 명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카카오 페이나 네이버 페이가 긴장하는 이유는 단지 앱을 내려받은 사람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예요. 바로, ‘락 인’ 효과 때문이죠. ‘락 인’ 효과는 자사 서비스에 고객을 붙잡아두는 걸 의미해요. 스타벅스 앱과 선불 충전금은 온전히 스타벅스에서만 쓸 수 있어요. 때문에 한 번 스타벅스의 결제 방식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계속 이 앱만 쓰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금융 당국에서는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물론, 일반적인 금융기관이라면 고객의 ‘돈’을 다루는 만큼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되죠. 하지만 스타벅스는 그렇지 않아요. ‘금융회사’가 아니니까요. 고객이 ‘은행’에서 통장으로 넣은 돈은 ‘예금’으로 인식돼요. 그래서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관리를 받아요. 하지만 스타벅스는 은행이 아니라, 카페잖아요. 때문에 고객이 스타벅스 카드에 충전한 돈은 법적으로 ‘선수금(선불금)’으로 분류돼요.


물론, 선수금도 관리를 받아요. 전자금융법상 선불 전자 업체로 등록된 업체들은 금융당국의 가이드 라인에 따라서 매월 선불 충전금 잔액을 공시해요. 그리고 이 충전금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도 공개하고요. 그렇지만 스타벅스는 선불 전자 업체가 아니라서 선수금이 얼마나 되고, 어떻게 쓰이는지를 고객이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죠.



✍️에디터의 한마디


단순히 커피만 만들어 파는 줄 알았던 스타벅스. 하지만 스타벅스는 신기술을 똑똑하게 커피와 접목해서 돈을 모으는 핀테크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실제로 하나금융과 KB금융그룹, 우리금융 등 국내 대표 금융회사 수장들이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자로 은행이 아니라, ‘스타벅스’를 꼽기도 했죠. 하지만 5년째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선수금 30억 원을 본사의 이익으로 귀속시키는 등 실망을 자아내기도 했는데요. 이후 약관을 수정해 고객에게 환불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여전히 스타벅스의 선수금은 공시·감시 체계 밖에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어요. 스타벅스는 이제 단순한 커피 회사가 아니에요. 앱을 기반으로 선불 충전 시스템을 갖춘, 수천억 원의 돈이 움직이는 비공식 핀테크 기업과 다르지 않아요. 때문에 앞으로 더욱 현명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